천년고도 부여의 거리가 백제의 숨결로 가득 채워졌다.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 문화 축제인 제72회 백제문화제가 10월 3일 정림사지 주무대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9일간의 열띤 여정에 돌입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백제 왕도 사비의 일상이었던 거리를 무대로 삼아, 박제된 역사를 체험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심형 역사 문화 축제’로 주목받고 있다.     ◆ 고천제로 서막을 알린 9일간의 대장정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은 개막식 하루 전날인 10월 2일 천등산에서 진행된 고천제(告天祭)로 예고됐다.고천제는 하늘에 제사를 올려 축제의 성공과 부여 군민의 안녕, 그리고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는 전통 의식이다. 이 의식을 통해 백제문화제는 신성한 시작을 알리며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에게 축제의 의미를 깊게 각인시킨다. 이어 10월 3일 정림사지 특설 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은 ‘아름다운 백제, 빛나는 사비’라는 주제로 아래 백제의 웅혼함과 세련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으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개막식을 신호탄으로 부여 시가지 일원은 10월 11일까지 이어지는 9일간의 축제 기간동안 백제의 꿈과 낭만이 흐르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시가지 전체가 무대…‘살아있는 역사’로의 전환     올해 백제문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축제의 중심 무대를 기존 공원이나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부여 시가지’ 전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정림사지와 석탑로, 관북리 유적 등 부여의 핵심 역사 유적지가 축제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관광객들은 걸음 걸음 마다 백제의 흔적을 마주하게 된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개막식 축사에서 이번 축제의 방향성을 명확히 밝혔다. 이용우 군수는 “우리가 매일 걷는 이 거리와 일상의 골목이 바로 천년 전 백제의 왕도 사비였다”라며 “백제문화제는 유리관 안에 박제된 역사를 구경하는 축제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역사 속을 직접 걷고 느끼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의 유적을 단순히 전시하는 것을 넘어, 현재의 일상 공간과 역사적 공간을 융합하여 관광객에게 몰입감 높은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관북리 유적 등 주요 사적지를 포함해 시가지 곳곳에 설치된 다양한 프로그램 부스와 공연장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마치 타임슬립을 한 것처럼 백제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단발성 행사 넘어 ‘일 년 내내 사람이 머무는 도시’로이용우 군수는 이번 축제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부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 군수는 “이번 시가지 축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축제가 끝나도 불이 꺼지지 않는 거리, 일 년 내내 사람이 머물고 싶어 하는 역사 도시 부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백제문화제가 부여의 대전환을 이끄는 첫걸음이 되도록 행정과 민관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축제 이후에도 이어질 지역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는 관광 수요를 축제 기간에만 국한하지 않고 상시화함으로써 지역경제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선사하는 특별한 가을 제72회 백제문화제는 방문객들이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백제 왕실의 위엄을 재현한 대형 페레이드는 거리를 행진하며 축제의 열기를 고조시킨다. 또한 백제 왕실의 제례 의식인 ‘제례’와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불전(佛典)’행사는 백제 불교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이 외에도 전통 음악과 춤,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다양한 공연이 정림사지와 시가지 무대에서 연이어 펼쳐진다. 전시 분야에서는 백제의 미술품과 유물을 소개하는 특별전이 마련되었으며,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백제 복식 입어보기, 전통 공예 만들기, 백제 음식 맛보기 등이 준비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축제로 구성됐다. 특히 올해는 야간 조명 연출을 강화하여 낮과는 또 다른 낭만적인 분위기의 부여 밤거리를 선보인다. 석탑로와 정림사지가 조명으로 환하게 밝혀지며 만들어내는 야경은 SNS 등을 통해 젊은 층의 방문을 유도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와 현대의 조화, 부여의 새로운 도약 제72회 백제문화축제는 ‘아름다운 백제, 빛나는 사비’라는 슬로건답게 천년 전 백제의 영광을 현대적인 축제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관북리 유적 등 세계유산 급 자산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시민들의 일상 공간인 시가지 골목골목을 축제장으로 활용함으로써 역사와 생활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관광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부여라는 지역이 가진 고유한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지역 공동체의 자긍심을 고취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백제문화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외교적, 문화적 교두보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9일간의 대장정이 진행되는 동안 부여의 거리는 백제의 옷을 입고, 백제의 노래를 부르며, 백제의 이야기를 전할 것이다. 이용우 부여군수의 말처럼, 이번 축제가 부여가 ‘살아 있는 역사 도시’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축제 기간 부여를 찾는 모든 이들은 정림사지의 석탑 위로 떠오르는 달빛 아래, 천년 전 사비성의 번영과 아름다움을 마음속에 새기게 될 것이다.백제문화제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10월 11일까지 이어지는 이 특별한 가을 여행은 우리에게 잊혀진 과거를 현재로 불러오는 마법 같은 시간이 될 것이며, 부여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힘찬 발걸음이 될 것이다. 글: 이인식 기자. 사진: 부여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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