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군 구기자 재배 농민들이 연이은 기상 이변과 시장 가격 급락으로 인한 생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지난 2일 청양 시장 내 구기자협동조합 일원에서 구기자 재배 농민 및 관련 단체 회원 등 2백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폭염 피해 보상 및 구기자 가격 안정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이번 집회는 기록적인 폭염 등 기후 이상 현상으로 인한 작물 피해와 더불어 수확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장 가격이 급락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농민들의 절박한 심정이 반영된 결과다.이날 참여한 농민들은 “올해는 사상 초유의 흉작과 함께 가격이 바닥을 치면서 농가 경제가 파탄 직적에 처했다”며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과 실질적인 지원책 수립을 강력히 요구했다.청양군은 전국 구기자 재배면적의 60~70%를 자치하는 국내 최대 산지로, 그 중요성이 인정되어 국가전통농업유산으로도 등록되어 있다.이러한 지역적 특수성과 산업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이상 고운현상으로 인해 구기자 열매의 착화율 저하와 품질 하락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특히 올해 여름은 역대급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잎이 말라죽거나 열매가 제대로 성숙하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농업 인프라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된다.더욱 큰 문제는 생산비 상승과 판매가격의 괴리다. 비료값, 인건비 등 영농비용이 해마다 상승하고 있지만, 유통 단계에서의 가격 결정 구조 불투명성과 수입산 저가 제품의 유입 등으로 국내 구기자 가격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최문갑 청양구기자연구회장은 “땀 흘려 지은 농작물이 제값도 못 받고 폐기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시장 논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전통농업 유산 보호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청양구기자는 전통농업으로 인정, 국가전통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특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생산자인 우리는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와 충남도, 청양군은 형식적인 위로가 아닌, 농민의 눈높이에 맞는 구체적인 재정 지원과 판로 확보 방안을 즉시 제시해야 한다”고 강하게 성토했다.이어 “우리의 요구는 폭염 피해 등 기후 이상 현상에 대한 전액 보상, 그리고 구기자 가격 안정화를 위한 매입 비축 확대”라고 명확히 밝혔다.이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이러한 요구사항을 수용할 때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필요시 추가 행동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집회에 참석한 한 구기자 재배 농민은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왔지만, 올해처럼 막막했던 적은 없었다”며 “기후 변화는 이제 예측 불가능한 재앙이 되었으며 이에 대한 보험 체계 강화와 최소 가격 보장제 도입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개별 품목의 문제를 넘어 한국 농업 전반이 직면한 기후 위기 대응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한다. 청양구기자가 전통농업 유산으로 지정된 청양 구기자 산업이 붕괴한다면 이는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한국의 농업 다양성에도 치명적인 손실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따라서 정부와 청양군은 이번 농민들의 집단 행동에 대해 단순한 민원 처리 차원이 아닌, 농업 정책의 페러다임 전환을 고민하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집회는 올여름 폭염으로 고통받는 전국 농가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자, 기후 변화 시대에 농업의 공공성과 농민의 생존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전통농업을 고수해온 청양 구기자 재배 농민들의 외침이 정책 변화로 이어져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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